'1금융' 돈줄 옥죄자 쑥쑥 크는 저축은행
부산·경남 전체 자산 5조돌파.. 2015년 1분기 보다 50% 급증
- 수신·여신도 2년새 34·42% ↑
올해 1분기 부산 경남지역 저축은행들의 전체 자산 규모가 5조 원을 돌파했다. 2011년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이후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업계의 자정 노력에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이후 제2 금융권으로 예금과 대출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부산과 경남지역 저축은행 12곳의 올해 1분기(1~3월) 총자산은 5조1949억 원으로 3년 전인 2015년 1분기(3조5388억 원)와 비교했을 때 50%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총수신과 총여신도 각각 4조4022억 원, 4조3439억 원을 기록했다. 2016년 1분기 총수신(3조2833억 원)과 총여신(3조552억 원)에서 각각 34%, 42% 늘어난 수치다.
자산 규모 순으로는 IBK저축은행이 지난해 말 자산 1조 원을 넘기면서 지역 1위 자리를 차지했다. IBK저축은행은 총자산 4473억 원(2014년 6월 말 기준)에서 불과 4년 새 2배 넘게 몸집을 불렸다. IBK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총수신(9714억 원)과 총여신(9551억 원)도 지난해 말 대비 각각 12%와 10%가량 늘었다. BNK저축은행과 고려저축은행이 총자산 각각 8381억 원, 7554억 원으로 2·3위를 기록했다. 이어 4위 진주저축은행(4437억 원)과 5위 동원제일저축은행(4324억 원)이 뒤를 이었다.
동남권 저축은행 12곳의 당기순이익도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총당기순이익은 1095억 원으로 전년(1040억 원) 대비 5% 늘었다. 고려저축은행, 우리저축은행, DH저축은행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동남권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지난해 말 기준) 평균은 15.6%로 전국 평균(14.2%)보다 높다.
고객 발길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12개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거래자 수는 40만683명으로 4년 전인 2014년 말(35만400명)에 비해 14% 증가했다.
지역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보다 고금리 예금상품을 다양화했고 대출 문턱을 낮춘 게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훈전 사무처장은 “제1 금융권을 이용하지 못하는 서민들이 제2 금융권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마냥 좋은 신호라고 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mah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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